안녕하세요. 서연입니다. 한 해가 지고 또 새해가 왔습니다. 저도 어느덧 이십 대 중반이 되었는데요. 마음이 참 이상합니다. 어렸을 때엔 스무 살이 되면 꼭 시간이 멈출 것만 같았거든요. 당연하게도 시간은 멈추지 않고 어째서인지 시간은 언제나 저보다 한 발, 아니 두 발 정도 빨리 움직이는 거 같습니다. 하하. 저는 이번 새해에도 어김없이 제가 애정하는 친구들과 2023년을 넘어 2024년을 밟는 순간을 함께합니다. 아마 같이 있는 시간대에 이 편지가 보내질 거 같은데 조금 쑥스럽네요. 올해 연말 파티는 이전과는 다르게, 조금은 특별하게 진행합니다. 각자 2023년을 대표하는 노래를 다섯 곡씩 뽑아 디깅을 하고, 상장 수여식과 우리끼리 하는 연말 어워즈를 준비하고 있어요. 올해 노래 디깅은 제가 맡았는데 다들 취향이 어쩜 이렇게나 다른지 애를 먹었답니다. 그래도 오랜 시간이 지나도 특별하게 기억되는 새해의 시작이 될 것만 같습니다.
갑작스럽지만 여러분은 2024년 새해 첫 곡을 정하셨나요? 저는 이번 친구들과 제비 뽑기로 정하기로 했는데 무엇이 될지 두려운 (...) 마음과 설레는 마음이 공존합니다. 새해 첫 곡을 매번 정하는 것이 스트레스 아닌 스트레스였는데 작년 첫 곡으로 무엇을 들었는지 기억이 안 나는 걸 깨닫고 마음이 편해져서 금방 정했답니다. 제 곡은 놀이도감의 '새해'라는 곡인데요. 새해에는 화도 좀 덜 낼 거라는 것, 건강도 잘 챙길 거라는 가사가 와닿아서 골랐습니다. 이번 편지 제목이 가사로 나오기도 해요.
그리고 새해 첫 영화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라는 영화로 정했답니다. 저에게는 새해 첫 영화도 꽤 중요한 이벤트여서요, 곰곰이 생각하다 에에올이 떠올랐습니다. 늘 다정한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과 가족의 사랑이 두드러지는 영화거든요. 저는 이번 한 해도 다정하게 보내볼 작정입니다.
여러분에게 2023년은 어떤 한 해였나요? 저는 일 년 내내 숱한 고민들에 자주 밤을 새우는 한 해를 보냈습니다. 낮밤이 바뀐 탓인지 몸이 좀 아프기도 했어서 운동을 열심히 한 날도 있었고, 독서도 하고 뮤지컬과 영화도 보고 나름 알차게 보냈습니다. 그래서 저는 2023년이 만족스러운 편에 가까워요. 결국은 무탈하게 한 해를 보냈으니까요. 여러분도 무탈한 한 해 보내셨길 바라요.
아무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말이 길어졌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 말은 언제 해도 참 어색한 거 같습니다. 진부하기도 하고요. 그래도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에는 맛있는 걸 많이 드시고요, 더 많이 다정하고 더 많은 것들을 사랑하세요.
넘치는 행복과 넘치는 기쁨과 적당한 슬픔이 여러분의 삶에 균형이 맞춰지길 바랍니다. 늘 행복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불행 정도는 피해 가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랄게요.
올해 편지 읽어주신 분들, 답장해 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꼬박꼬박 제 글을 읽어주시고 애정 어린 답장을 보내주신 덕분에 제가 2023년을 무탈하게 보낼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담아 나중에 꼭 답장을 모아서 편지하겠습니다.
올해 여러분이 있어서 덜 외롭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저를 행복하게 하는 여러분에게 내년에는 더 재미있는 일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소식은 오래 머물고 나쁜 소식은 조용히 빠르게 지나가길 바랍니다. 항시 건강하시고요.
부끄러우니 이만 줄입니다.
여기까지 다 읽으셨으면 내년에도 저랑 놀아주시는 걸로 알겠습니다. 2024년도 잘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3년 12월을 지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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