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첫 눈이 왔는데 다들 첫 눈은 보셨나요? 저는 계절마다 보는 영화와 듣는 음악이 정해져있는데 눈이 오면 sia의 snowman을 꼭 듣는답니다. 다른 좋은 캐롤들도 많지만 겨울에 snowman을 꼭 들어야 계절을 잘 보냈다는 느낌이 들어서 굳이 굳이 찾아서 듣곤 합니다.
그리고 또 겨울이 오면 영화 <캐롤>과 <윤희에게>를 꼭 보고 지나갑니다. 어쩌다보니 두 편 다 퀴어물이네요? 저는 작품을 선택할 때 오직 작품성만 보고 판단하기 때문에 퀴어물인지 아닌지는 저에게 중요한 선택 요소로 작용하진 않습니다. 그리고 퀴어면 뭐 어때요? 요즘 같은 시대에 퀴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픈 마인드 ^^.
아무튼 두 편은 저의 인생작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정말 정말 좋아하는 작품들입니다. 얼마나 좋아하냐면 추운 계절 혹은 빨리 겨울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 때에는 늘 두 편의 사운드 트랙을 틀어놓고 생활합니다. 사실 지금도 윤희에게 사운드 트랙을 들으면서 이 글을 쓰고 있어요. 드디어 오늘에서야 겨울을 제대로 맞이한 거 같은 느낌이 드네요. 퀴어물이라고 주저하지 마시고 한 번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정말 따뜻한 작품들이니까요. 사실 캐롤은 따뜻하다기 보다는 뜨거운 게... 맞는 거 같습니다. 케이트 블란쳇 눈빛에 녹을지도...
이번 편지에 할 말이 정말 많았는데 이렇게 여러분께 글을 쓰는 게 매번 왜이렇게 어려운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아주 깔끔하게 정제된 글을 쓰고 싶은데 마음처럼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편지 받아주실 거죠?
요즘 크게 느끼는 생각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면 좋을거 같아 그 글을 마지막으로 이번 편지는 줄이겠습니다. 날씨가 춥다가 따뜻하다가 변덕이 심한데 그래도 따뜻하게 입고 다니시고요. 감기 조심하시고 밥 잘 챙겨드세요.
추신
뭐라도 좋아해야 살아갈 힘이 생기니까 꼭 좋아하는 걸 많이 만들고, 언제든 손 닿는 곳에 작은 행복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좋아하는 것들 목록에 자기 자신을 꼭 포함시켜주세요. 그래야 딱히 좋아하는 게 없는 시기에도 잘 견딜 수 있으니까요. 자기 자신을 좋아하는 방법을 도통 모르겠다면 저의 애정을 나누어 드릴게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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